아들은 아직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게 했다. 

스마트폰을 줬더나 밤에 안자고 몰래 폰을 가지고 놀다가 걸린게 몇번이라 그냥 폰을 부셔버렸다.. 내돈.. 

 

컴퓨터를 주고 내버려두면 만화만 보고, 컴퓨터로 만화를 못보게 하면 게임기로 게임할 생각만 하기에 강제적으로 독서를 시켰다. 

만화형식의 명탐정홈즈 책이 있어서 하루에 이야기 하나씩 읽게 했다. 

매일 아이가 책을 읽고나서 같이 내용에 대해 토의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썩 좋은 책은 아닌가 보다. 

만화로 만든거면 초등학교 저학년을 타겟으로 한 책일텐데.. 문맥이 어색하거나 대사가 너무 생략되어서 애가 읽다가 이해를 전혀 못하는 부분이 계속 생겼다. 

그리고가장 큰 문제는.. 저학년이 보는 책인데 단어 사용이 너무 난해하다는 거다. 

어른이 보기에는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닌 말들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하다보면 필요한 내용을 말로 전달하는게 무척 어렵다. 

게다가 즉답으로 해줘야 하기에 순발력도 필요하다. 

단답으로 해줄수 있는 질문은 어렵지 않게 대답해 줄 수 있지만.. 가끔 그렇지 못한것도 있다. 

 

오늘은 '활약'과 '투기꾼'에 대해 물어보길래 설명해 줬는데.. 

'활약'은 어렵지 않게 설명했지만.. 문제는 '투기꾼'에 대한 설명이었다. 

앞에도 말했지만 어른의 지식과 감성으로 대답하면 애는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투기꾼'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우선 '투기'에 대해 설명을 해야한다. 

이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도박을 말해줬는데.. 아이가 도박이 뭔지 모른다. 

그래도 도박부터 설명을 해야 했다(카드, 화투, 주사위.. 등등).  

그러다 보니 도박꾼이란 말도 나와서 그것도 설명을 해야 했다. 

 

'도박꾼은 카드나 화투(이걸 설명하는데도 추석날에 가족끼리 하던 화투놀이도 얘기까지 해야했다..), 주사위로 돈을 걸고

내기하는걸 도박이라고 하고, 그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도박꾼이라고 해'

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기꾼을 설명하기에 도박꾼은 적절한 예시가 못되는것 같아 다시 설명을 해야 했다. 

 

'그렇게 돈만을 목적으로 게임이나 그런거에 내기 걸거나 돈주고 뭔가를 사는걸 투기라고 한다. 알겠어?' 

고개는 끄덕거리긴 하지만 의문이 많아 보였다. 

투기에 대해 뭔가를 비교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할것 같았다. 

 

'투기와 말은 비슷한게 있는데 투자라고 있어.'

이걸 설명하기 위해 간단한 부동산 투기에 대해 설명을 해야 했다. 

 

'값이 100원 하는 A땅이 있어, 이땅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돈주고 사는 사람이 없는 별로 쓸모가 없는 땅이야'

'그런데 어느날 A땅에 큰 도로가 만들어 진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했어, 그럼 A땅의 가격은 어떻게 되지?'

'......'

아...

 

'그럼 다른걸로 생각해 보자..'

'아들이 좋아하는 건담이 하루에 1~2개만 팔리는데, 어느날 건담 만화가 새로 나와서 그걸보고 갑자기 건담을 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그런데 평소에 1~2개만 팔리는 거라 공장에서 많이 만들지 않았는데 갑자기 하루에 100개씩 팔리게 되면 물건이 어떻게 될까?'

'모자라요.'

'그래 부족해 지지? 그럼 건담값이 오를까 어떻게 될까?'

'올라요!!'

 

'자 아까 A땅 얘기 다시해 보자.. A땅이 전에는 쓸모가 없어서 아무도 안샀는데, 거기에 도로가 생겨서 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그럼 A땅값은 어떻게 될까?'

'올라요!!!'

힘들다...

 

'그래~ 많은 사람들이 A땅을 살려고 해서 A땅의 값이 오르기 시작했어.. 자 여기서 A땅의 가격이 왜 오른거지?' 

'살려는 사람이 많아져서요.'

'자.. 다시.. 여기서 A땅을 살려는 사람은 A땅을 왜 살려고 할까?' 

'A땅값이 올라서요.'

'좋아~ 간단하게 말해서 A땅값이 오를것만 생각해서 사람들이 A땅을 살려고 하지?'

'예'

'이렇게 돈만 벌 생각해서 뭔가를 사는 걸 투기라고 하고 그걸 직업처럼 하는 사람을 투기꾼이라고 해.'

'문제는 A땅을 사서 건물도 짖고 가계도 하고, 사람들이 살기 좋게 공원도 만드는 사람도 생길텐데.. A땅값이 오르면 건물도 공원도, 가계도 만들기 어려워 지겠지? 전에는 100원 하던 A땅값이 150원 200원.. 이렇게 올라서 돈이 많이 들테니까'

'그렇게 그 땅을 사서 개발(이거 설명도 따로함..)할려는 사람을 돈만 벌려고 투기하는 사람들이 힘들게 하겠지?'

'자.. 땅을 사는 목적이 돈도 벌지만 그렇게 산 땅으로 뭔가 다른것도 할려는 목적을 가지고 땅을 사는걸 투자, 그냥 돈만 목적으로 땅을 사서 그런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게 투기고, 투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투기꾼 이라고 한다.'

힘들었다.. 실제로는 더 많은 부분을 설명해야 했다. 

 

그렇게 다시 책읽기를 계속하고 나에게 읽은 얘기를 적어서 들려준다. 

아이가 읽은 부분은 홈즈의 사건중 은성호(경주마.. 이다.) 사건에 대한 부분이었다. 

아이가 내용을 설명하고나서 나는 내용을 같이 보면서 간단하게 설명하고 놓친 부분을 알려준다.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 

내가 편할려면 그냥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던져주고 알아서 찾아보라고 하면 쉬울꺼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어리다. 

그렇게 찾아보는 시간보다는 다른데 시간을 더 많이 쓴다. 

내가 조금만 생각을 더하고 고생하면 얼마든지 답해줄 수 있고,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도 늘릴 수 있다. 

 

아이가 좀 더 자라서 내가 답해 주기 어려운 질문을 할때가 오면. 그때부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쓰게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목적도 불분명해 뭘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에게 그런것을 주게되면 가장 쓰기 쉬운것만 하게된다. 

실제로 그렇게 했고.. 지금은 둘다 못쓰게 하고 있다. 

그나마 게임기의 게임은 하게 해준다. 

'젤다의 전설 : 스카이워드소드'을 즐겨한다.

이거 매일 조금씩 1년 넘게하니까 컨트롤도 엄청 잘한다. 

 

요즘 아들하고 같이 영화나 만화를 가끔 보는데, 오늘은 나의 인생작인 록키1을 볼려고 했다. 

전날까지 라이온 킹, 네버엔딩스토리, 고스트버스터, 신데렐라 등등.. 을 봤는데 사나이라면 록키 정도는 봐줘야 겠다 싶어서 볼려고 했는데, 아이가 딱잘라 거절했다. 

하긴.. 최근에 좀 많이 보긴해서 게임이 하고 싶었나 보다.  

록키1은 내가 초딩때 토요명화였나? 거기서 보고나서 반한 작품 이었다. 

그래서 그거 볼려고 음악도 틀면서 분위기 잡았는데.. 거절당했다. 슬펐다.. 

 

낼 보게 만들어야 겠다. 

이건 사나이라면 봐야할 영화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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