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jethihmm/my son 2012. 2. 25. 11:00
안아달라고 고집을 부릴때가 있다.
그럴때는 그냥 울게 둔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10분정도만 땡깡부리다가 그냥 잠들곤 했는데 세상에 나온지 한달이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그냥두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계속 울 기세다.
그것도 파워풀한 울음소리로 쉬지도 않고 운다--;;;
얄미운게 안고 움직이면서 달래주면 금방 뚝 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을 결박짖듯이 꼭 껴안고 업드리게해서 배위에 올려놓고 재우는데 한동안은 10여분동안 용을 쓰다가 지쳐서
잠들었지만, 이제는 그간의 특훈(?)으로 강해졌는지 30분은 기본으로 늘어났다.
아.. 무섭다.

그 상태로 그치면 그때가서 달래주고 분유먹여서 재웠는데, 이젠 이방법도 안통한다.
보통 어른들 애기가 경기한다고 너무 울리지 말라는데, 한 연구결과를 보면 울음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기에
어설프게 달래서 우는것을 그치게 하는건 좋지않다 라지만..
우는 소리 듣고 있으면 나의 멍해지는 귀와 쌓이는 스트레스는 어쩌라고..

어찌됐든 애가 울기시작하면 처음에는 조금 울게 두다가 뒤에 지쳐서 그치게 되면 달래려했던 계산은 완전히 엇나갔다.
안그친다...

애가 자다가 조금만 꿈쩍해도 머리속에서 warning? warning! 하고 경고음이 울리는것 같다.
이제 겨우 2달 되어가는 신생아와 이러구 힘겨루기 하는 내가 참 우습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어제 밤에도 대판했지만 처음으로 KO당해서 안아서 1시간 가까이 달래줬다.
처음에는 끙끙~ 으아~ 소리만 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응애~' 소리를 내게되면 가슴이 무너지면서 견디기
힘들어진다.

내 새끼인데도 신생아지만 가끔 혼내고 싶은데.. 남의 애는 절대로 보지 못할것 같다.
조카는 조카고 내 새끼는 내 새끼인 거다.
그리고 내 새끼니까 볼 수 있는 거다.


병원 신생아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보면 출산 후 첫날까지는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출산 당시..
움직이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혼자 신생아실에 애기보러가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 나르던 때였다.
유리벽앞에 있는 울 하늘을 보면서 까꿍까꿍 거리고 있었는데.. 애가 갑자기 분유는 토하더니 입밖으로 줄줄 흘리고
있는 거다.
너무 놀라 간호사를 불렀더니 그때서야 애를 안아서 트림을 시키고 있었다.
보고 있으니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애를 해코지 할까봐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돈없는 부모라 1인실을 잡지못해 데리고 있을수가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었다.
와이프에게 얘기했더니 제왕절개한 몸이지만 5일만에 퇴원을 서둘렀다. 미안했다..

그 내용을 안다면 다른 부모들도 과연 신생아실이나 산후조리원에 내 애를 오래동안 맡겨둘수 있을까...
남이 보기에는 우유한번 토한 작은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겐 그 이상의 상상하기도 힘든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도저히 그대로 방기할 수 없았다.
힘들어도 나랑 이렇게 씨름하면서 보내는게 차라리 낫다.
지금도 남의 손에 맏겨져서 힘들어 할 수많은 신생아들이 너무나 가엽게 느껴진다.

아빠의 부정이란.. 태어난 순간부터 신생아때를 함께해야 생기는게 아닐까..
만약 친정에 한두달 보내고 돌아왔을때 느닷없이 아기와의 일전을 치르게되면 대부분의 아빠들은 질려버릴 것이다.
엄마도 아기도 그렇지만 아빠도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신생아실에 있을때만 해도 실감하지 못했다.
내배 찢어 낳은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연분만도 아니라 태어난 순간을 함께 할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나는 더더욱 함께 해야한다.
지금 일을 쉬고 두달째 애와 하루종일 함께하고 있어 힘들고 가끔 짜증도 나지만, 이 시간이 지나고 함께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하늘을 더 사랑하게 될꺼란 것을 조금도 의심치 않는다.
특히 그 엄청난 애교와 미소를 내게 날릴때마다 난 점점 하늘홀릭이 되어간다.


// 아내가 그러더라.. 내가 잠들었을때 애가 울면 조금씩 몸을 숙여 애로부터 멀어지더라고..
// 그럴땐 눈을 반짝 떠야하는데 난 아직 아빠자격이 부족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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