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들을 학교에 등교 시키러 갈 때면 늘 보는 것이 있다.

좁은 골목인데도 쌩쌩 달리는 무 개념 자동차와 위태롭게 등교하는 아이들, 그리고 등교 안전 도우미 분들이다.

 

오늘은 비가 오는 아침이라 우산들을 들고 있어서 인지 등교길 골목이 유난히 더 좁은 느낌이다.

항상 아들과 등/하교 할 때 길을 건너게 되면 좌우를 살펴 차가 오는지 보라고 얘기하고, 아들도 빠짐없이 주위를 둘러보고 건넌다.

그것 외에도 주차 되어 있는 차 주위는 가지 말고, 길을 걸을 때는 가운데로 다니지 말고 길 옆으로 붙어서 걸으라고 말해주고 아들도 잘 지켜준다.

운전자를 믿을 수 없기에 스스로 몸을 지키라는 의미다.

 

저녁에는 6시 넘어서 데리러 가기 때문에 안전 도우미도 없고 내가 함께하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지만, 오히려 등교하는 아침이 더 문제다.

지금까지는 학교 정문까지 데려다 주고 갔지만, 2달 전부터 학교 바로 앞에 있는 4거리의 등교 안전 도우미들이 있는 곳에서 아들과 헤어지고 아들이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지켜보고 돌아갔었지만 1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학교 바로 앞까지 데려다 주게 되었다.

이 도우미들의 시야가 너무 좁아 2~3초면 건너는 4거리 소방 도로에서 아들의 안전을 보장 받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래전 것을 애기 할 필요도 없이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만 말하면..

아들을 데려다 주고 다시 되돌아오는 길에 도우미들이 깃발을 앞으로 들어서 애들이 길을 건너게 하고 있었는데, 좌회전 하는 무 개념 승용차 운전자 아줌마가 깃발이 도로 쪽으로 드리워져 있음에도 그냥 밀고 지나갔다.

양방향 통행이 편하게 가능한 비교적 넓은 도로였기에 깃발에 걸리지 않고 지나갔지만, 애들이 지나가고 있었다면 어찌 됐을지..

애들이 건너기 전이라 해도 깃발이 내려와 있으면 앞에서 멈춰야 하는데 좌회전하는 이 어처구니 없이 무식한 아줌마는 왼쪽을 제대로 처다 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운 속도로 좌회전해서 바로 나갔다는 것이다.

정말 앞만 보고 운전하나?

깃발 든 안전 도우미가 가려져서 안 보이는 곳도 아니고 말 그대로 4거리 전부가 넓은 도로에 사방이 트여있어 갑자기 애들이 튀어나올 곳도 없는 곳이다.

 

운전의 기본 소양인 '핸들을 돌리기 전에 먼저 깜빡이 넣고 내가 갈 방향을 살펴보기'만 잘해도 사고가 날 수가 없는.. 방금 전 같이 애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빠른 속도로 좌회전 할 일이 없는 곳이다.

그리고 도로의 사정이 어떻든 간에 상관없이 아이들이 많이 건너는 학교 앞 도로에서 모든 차량은 천천히 이동하거나 회전하고 아이들이 보이면 살짝 멈추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 운전자는 위에 적은 것 중 그 어떤 것도 하지 않고 마치 대로에서 신호 받고 좌회전하는 차 같았다.

그리고 대로라고 해도 좌회전 할 때는 오른쪽, 왼쪽 살펴봐야 할 것 아닌가?

 

아들에게는 안전 도우미 아줌마가 깃발 또는 손짓과 말로 건너라고 해도 항상 왼쪽, 오른쪽 살펴보고 건너라고 알려주지만..

이 도우미들이 가끔 차가 지나가도 깃발을 앞으로 향해 놓고 빨리 건너라고 손짓하는 모습을 가끔 봐왔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

 

운이 없는 어느 날에..

아들이 어른인 도우미들의 깃발 또는 빨리 건너라는 말과 손짓에, 조급한 마음이 들어 늘 해오던 좌우 살피기를 하지 않고 길을 건너다가 오늘 아침 같은 절대로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되는 무 개념 운전자에게 사고 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장담할까..

그렇게 사고가 나도 이 도우미들이 본인 실수로 애가 다쳤다고 말을 할까?

이런 상황을 한 주에 1~2번 등교 시간 중에서 학교 앞 도로에 머무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이지만 자주 봤었다.

내가 보지 않는 시간대가 대부분임을 생각하면 매일매일 몇번씩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기본 소양도 안 지킨 운전자가 가장 나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나온 도우미의 시야가 좁은 아줌마나 노인들로만 구성해야 하는 이 사회도 책임이 있다.

 

아빠들은 새벽같이 출근하기 바빠서.. 보통 학교 앞 안전 도우미들은 가사를 담당하는 특히 여자들로만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한 달에 한 번씩 아침에 아빠들이 돌아가면서 안전 도우미를 할 수 있게 강제적인 법으로 직장들은 출근 시간을 늦게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교에서 그날 안전 도우미를 했다는 증명을 발급해주고 직장은 그것이 반드시 지켜질 수 있게 법으로 가능하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직장 자율에 맡기면 절대로 되지 않을 것을 안다.

도우미 하려면 연차를 써야 할 게 뻔하고 그 연차조차 마음대로 쓰지 못 할 직장들도 많을 것이다.

 

사회적인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아빠들의 등/하교 돌봄이가 힘들다면 정부는 법령을 정해 시행하고 지자체가 사람을 고용하고 교육해서 운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단속카메라? 그건 말 그대로 사고가 벌어지고 시시비비 가릴 때나 쓰는 것일 뿐, 내 아이들에게 일어난 사고로 격게 될 고통은 누가 책임지고 없애줄 것인가?

 

선진국 되고 싶다고?

정부는 애들 안 낳는다고 쓸데없는 돈 낭비로 지랄하지 말고 이미 태어나서 자라고 있는 애들부터 지킬 수 있어야 한다.

 

 

'jethihmm >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일러 에어빼기 및 배관청소.  (0) 2018.12.12
난 커피중독이다..  (0) 2017.10.29
적금을 깼다.  (0) 2017.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