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양념을 직접 만들어서 한것 아니고.. 그냥 마트에서 파는거 사다가 불고기 양념을 직접 해봤다.

지금까지는 마트에서 양념 된 것만 사다가 처음으로 고기와 양념을 분리해서 사본 것이다..

 

갑자기 소불고기를 하게 된 이유는.. 저번 주에 옥션에서 냉동/냉장 국산 소불고기를 할인(?)해서 왕창 팔길래..

돼지고기나 소불고기용을 구워 먹거나 샤브샤브용을 빼고도, 불고기용으로만 한 3킬로 넘게 샀다.

 

일단 고기가 도착하고 나서 그때서야 불고기용 양념이 떠올랐다..

별수 없이 토요일에 양념을 사러 마트에 갔는데 아들 장난감만 3만원 넘게 사버렸네.. ㅉ 

 

양념 한 병으로 고기를 얼마나 절일 수 있는지 몰라 소불고기용 3개 돼지 불고기용 1개를 사왔다.

집에 와서 옆에 설명서를 자세히 보니까 2.1킬로에 한 병이라네.. 쩝.. 한병 반이 넘게 남았다..

양념 한병에 필요한 고기의 양을 알았으면 좀 계획적으로 고기를 샀을 텐데..

그리고 돼지고기는 냉동실에서 꺼내보니 양념 된 것을 샀었네.. 결국 돼지불고기 양념 한병도 고스란히 남았음..

 

난 소불고기 양념을 해본적이 없다.

그래도 어디서 주워들은 게 있어 핓물을 빼야한다는 건 기억이 나길래, 짜장면 끓이고 물 뺄때 쓰는 채를 꺼내서 흐르는 물에 씻어 핓물을 빼기 시작했다.

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 그냥 채에 손을 넣고 주물러서 뺐다.

덕분에 고기들이 좀 너덜 해진 것 같긴 한데..

그걸 건져서 물을 쫘~악 짜낸뒤에 양념을 부어 맨손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양념은.. 500그램짜리 4개와 150그램짜리 1개니까 이론 상으로는 소불고기 양념 1개 정도면 될듯한데..

물에 섞었으니 중량이 좀 늘었을 것을 감안해 한 병을 새로 까서 1/4정도 더 부었다.

그리고 다시 주물주물.. 그렇게 주무르다 보니 어제 사온 양파가 생각나서 손을 씻고 양파조각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거 소기름이 잘 빠지질 않고 생각보다 디게 미끈거렸다.

에잇.. 일단 양념한 거 먹어나 보자 싶어서 한 주먹 떠서 프라이펜에 굽기 시작..

굽는 동안 손을 세정재로 씻어도 잘 안 빠짐..

그새 다 구워졌길래 먹어봤는데 비린 맛 전혀 없고 맛있음.. 문제는 불고기 양념이 설탕을 때려 부었는지 너무 달았다.

계획은 양파 2개를 넣으려 했는데 너무 단맛에 한 개만 하기로 결정.. 

 

그렇게 손 다 씻고 그릇 닦고 양념한 소불고기를 그릇에 나눠 담아서 냉동실에 채웠다. 한 6~7개 정도?

많이 들어간 것도 있고 1인분 정도 되는 것도 있고..

 

다시 다른 음식을 만들려고 냉장실을 열었더니.. 소불고기 2팩이 더 있었다..

아.. 3킬로 샀었지..얘들은 아까 어떻게 숨어있었길래 보이지 않았던 거야..

다시 씻어 둔 스댕볼과 채를 꺼내서 씻으려는 순간.. 아까 본 1회용 비닐 장갑이 떠올랐다.

그것 끼고 핏물 빼고 주무르니까 손에 기름기가 하나도 묻지 않네~

물리적인 면이든 지능적인 면이든.. 어쨌든 사람은 진화한다..

중간에 바보짓 해서 장갑을 빼는 바람에 새것 하나 다시 꺼내긴 했지만..

 

         내 생에 최초의 작품들.. 아랫칸에 몇개와 내일 먹이려 냉장실에 둔 고기를 빼고도 이정도네..

 

대망의 아들 먹일 불고기를 굽기 시작!!

아들은 좀 능구렁이 같은 면이 있어서... 조금 맛있을 때는 반드시 '맛있어요~'하고 얘기를 하는데, 정말 맛없거나 맛있으면 말을 안 한다..

물론 맛있고와 없고의 차이는 먹는 걸 보면 구별하기 쉽다.

 

'맛있나 보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아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맛 있단다.

 

그렇게 반찬 만들기는 점심부터 시작해서 9시까지 계속되었다.

중간에 밥 먹이고 빨래하고(빠는 것은 세탁기 님이 하셨지만.. 널고 개고 하는 건 사람이 해야 하니까..) 하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 것도 있지만..

 

아~ 어제 사온 쪼~만한 스테이크 고기가 있어 저녁에 구워서 먹였다.

스테이크를 해본 적이 없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소금 등으로 밑간을 하고 기름 바르고 칼집 내서 튀기듯 구우면 된다네.. 

와~ 쉽다!!

중간에 숙성 어쩌구를 본 것 같은데 워낙 쪼마나서 걍 칼집도 없이 구워줬다.

아들 먹을 꺼라 웰던에 가깝게 해주고 싶었는데.. 꺼내서 썰어보니 미디엄과 레어 중간 쯤 될 것 같았다

나는 맛있었지만.. 어쨌든 아들에게 줬다.

오~ 잘 먹네.. 이 녀석도 생식파 인가?

 

두부, 양파, 버섯, 게맛살, 감자, 당근 등등을 기름에 구워서 볶음밥 용으로 각각 적당량 만들어뒀다.

본래는 옥션에서 할인(?)할 때 판 새우볶음밥으로 때울려고 했는데.. 열흘 넘게 깜깜 무소식이다..

 

그리고 소불고기 용으로 쓸 양파, 감자, 당근은 생으로 썰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

아이돌봄이에게 고기 구울 때 같이 넣고 볶으라고 해야겠다.(두 사람 먹을 양이다 보니 그릇마다 2~3인분 정도 담았음.)

그냥 돌봄이 보고 야채 썰어서 넣으라고 해도 되겠지만.. 요리하다 보니 재료가 좀 많이 남아서..

 

 

아.. 아들이 12시 다 되서 겨우 잠들었다.

오늘은 어제 사온 퍼즐 같은 탱크를 낮에 하나, 주무시려 치카치카 하시기 전에 또 하나 만드셨네.. 그리고 목욕하심..

다행이 새로 사온 항공모함에 비행기, 건프라 가지고 노신다고.. 새 건프라 만들자고 안 하셔서 감사할 따름..

 

이렇게 12시 이후로 2시까지 내 시간을 가지게 됐다.. 계획은 공부고 나발이고 다 치우고 영화나 한편 보고 자려고 했는데, 그것도 스킵..

못난 글이나 싸지르고 자야겠다.

 

 

// 오늘은 내가 기특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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