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샀던 CPU와 그래픽카드만 빼고 전부 교체하거나 증설했다.(파워, 케이스도 그대로네..)

특별히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바꾼것이 아니라.. 

SSD를 하나 더 늘리기로 했는데.. SATA3 포트가 하나뿐이고, 메모리 뱅크도 2개밖에 없는데 현재 8G(4G X 2) 쓰고 있어 더 이상 꼽을 곳이 없는 ASUS P8B75-M LX 보드로는 한계에 직면했다고 생각해서이다. 

CPU는 아직 쓸만하고 굳이 업글해야 할 필요성도 못 느껴서, 차라리 램 뱅크가 4개 있는 보드를 사서 메모리를 8G X 2 사서 24G(8G + 8G + 4G + 4G)를 쓰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이다. 

 

- 삼성램 8G X 2개 63,600원

- ASUS P8H67 중고 보드 32,000원(CD롬 내부 인풋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정정 : 가장 밑의 확장슬롯 아래쪽에 있었다.)

- 리뷰안 900G PRO 1TB SSD 129,900원

- 시게이트 바라쿠다 3.5인치 4TB HDD 112,500원

- 그외 구리스, 브라켓 등등.. 

배송비 전부 포함하면 350,000원 조금 넘게 썼다. 휴.. 내 돈... 

 

주문하고 2~3일 뒤에 물건이 전부 도착했서 조립에 들어갔다.

2여년 전에 500G SSD 장착할 때 청소한 이후라 생각보다는 양호했다. 

오래전에 CPU 갈아 끼울 때 습기 먹은 먼지가 구석구석 꽉 차있을 때에 비하면 2~3년에 한 번씩 부품 추가하며 청소를 해줘서인지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다. 

 

컴퓨터의 전원을 내리고 파워의 전원스위치도 OFF 했다. 

화장실에 들고가서 펌프로 바람을 불어가며 구석구석 먼지를 제거해 나갔다. 

메인보드 자체를 통째로 교환할 거라 그래픽과 본체 쿨러 정도만 간단히 먼지를 제거하고, 메인보드의 전원을 분리했다. 

모처럼 메인보드를 케이스에서 분리한 김에 구석구석 청소에 들어갔다. 

시꺼먼 뭔가가 우수수 떨어진다. 

바람을 불어주고, 솔로 털고, 진공청소기로 빨아 들였다. 

그리고 물티슈로 빡빡 딱아준 후 휴지로 물기를 제거했다. 

오래전부터 파워에서 소음이 크게 나왔는데.. 몇 대 때려서 겁을 주면 조용해지길래.. 이번에도 간단히 공기만 불어넣고,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만 들였다. 

메인보드를 케이스에 달고 메모리 까지만 끼우고 전원을 연결해서 간단히 테스트를 시작했는데.. 파워에서 굉장한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몇 대 쥐어박아도 소음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다. 

뭔가.. 지금까지 신의 오묘한 조화로 소리가 줄어들었는지 몰라도 부품이 바뀌면서 케이스의 위치 이동 때문인지 도저히 파워의 소음을 잡을 수가 없다. 

이건.. 먼지를 빨아들이는 청소기 소리를 압도했다! 줸장...

 

집에 윤활유로 쓸만한 뭔가가 있을까 싶어 찾아봤지만 기계나 문틀에 바르는 누런 구리스 밖에 없었다. 

일단 파워를 케이스에서 분리해서 분해에 들어갔다. 

7년 전쯤에 샀던 스카이디지탈 파워스테이션3 PS3-700KO 86% 라는 제법 괜찮은 파워다. 

그전에 싼 맛에 샀던 태왕인가 뭔가 하는 뻥 파워 쓰다가 하드 몇 개 늘리고 그래픽카드 업하니까 심심하면 다운돼서 바꾼 보물 같은 녀석이었다. 

A/S가 5년이던가.. 보증기간 내였으면 업체에 보내서 청소와 팬 교체(이건 비용이 발생하려나?)를 요구했을 건데.. 

 

그림1) 봉인 씰로 덮인 나사 포함 4개의 나사(빨간 동그라미)를 풀고 케이스를 분해한다. 

         뚜껑을 분리하면 노란 네모의 팬용 2핀 커넥터를 뽑아준다. 

         파워 케이스가 완전히 분리되면 초록색 네모의 나사를 풀어 쿨링팬과 팬 가이드를 분리한다.

그림 1

그림2) 노란 네모 부분(총 4곳)에 일자 드라이버를 살짝 끼우고 90도로 돌려주면 쉽게 분리할 수 있다. 

그림 2

 

파워 뚜껑을 여니 시꺼먼 먼지가 수북이 쌓여서 기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정말 불나지 않은 게 다행일 지경..

먼저 바람을 불어 어느 정도 날려준 뒤 솔로 구석구석 청소해 줬다. 

정말 먼지가 주먹 크기만큼 나왔다.. 

팬의 소음을 잡아줄 기름칠을 해야 하는데.. 찾다 보니 강아지 털 깎는 기계에 뿌려주는 기름이 있길래 그걸 팬에 발라줬다.

청소를 끝내고 조립을 하는데.. 팬에 붙어있던 투명한 판때기(?)가 원래 달려있던 위치를 모르겠다.. 

.. 대충 공기의 순환을 위해서는 이쯤일 것이다..라는 곳에 달아줬다.. ㅋ 

 

그렇게 재결합하고 메인보드에 연결하고 전원을 넣어봤는데.. 오~우 소음이 아주 쬐~끔 나아졌지만 여전히 청소기 소리가 났다. 

강아지 털 깎는 기계의 기름으로는 무리인가 보다.. 

결국 WD-40을 사러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다이소를 찾았다. 

라이터보다 조금 큰 것 같은 크기가 2000원이나 하네.. ㅆ

간 김에 에어 분사해주는 스프레이도 있길래 같이 사 가지고 왔다. 

 

다시 파워를 뜯었다. 

구석구석 에어로 시원하게 먼지를 날려주고, WD를 팬에 뿌려줬다. 

좀 과하게 뿌렸는지.. 휴지로 구석구석 닦아주고 흔들어서 말린 뒤 다시 파워 케이스에 조립했다. 

 

다시 테스트.. 

으.. 냄새... 하지만 소음이 확실히 많이 줄었다. 

내친김에 케이스에 달려있는 80mm 팬도 때서 청소하고 WD를 뿌려줬더니 조용해졌다. 

하지만.. 이 조용함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다시 시끄러워지면.. 그때 사제 120mm 팬을 사서 파워에 넣어줄까 생각 중이다. 

 

다시 조립 시작.. 

중고 보드에 CPU E3 1240v2,  SSD X 2(1.4TB), HDD X 4(11TB), RAM 24G.. 

SATA 파워 커넥터의 수와 SATA 포트의 수, SATA 하드의 수가 6개씩 딱 맞아떨어지는군.. 

램 뱅크도 만땅이고.. 뭔가 든든하다. 

조립을 끝마치고 전원을 넣었더니 팬이 돌아가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해졌다. 

너무 조용하니까 불안하네.. 다시 케이스 뚜껑을 열고 손을 넣어보니 확실히 파워에서 바람이 나온다. 

 

메인보드도 바꾼 김에 윈도우10도 5000원짜리 라이선스 하나 사서 새로 산 SSD에 깔아줬다. 

실제로 물건 도착시간도 있고.. 받아서 청소부터 조립까지 2일 정도 걸렸으며, 지금 1주일 넘게 사용 중이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다.

이로써 업글 없이 3~4년은 더 버틸 수 있겠네.. ㅎ

 

 

// 메인보드 PCI-E X 4 짜리가 있는걸 살 줄 알았으면 예전에 쓰던 그래픽카드 버리지 말걸.. 그랬네..